이른바 '승리 카톡' 사건으로 그룹 빅뱅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이 1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양현석 대표의 주식가치는 170억원 넘게 감소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YG의 주가는 지난달 26~28일 사흘간 11.5% 떨어졌다. 회사의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은 지난달 28일 현재 7647억원으로 사흘간 991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26일에는 YG 소속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가 클럽 버닝썬 관계자들과 성 접대를 연상케 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승리는 지난달 27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YG의 최대주주인 양현석 대표(지분율 16.12%)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지난달 28일 현재 1325억원으로 계산됐다. 지난달 26~28일 사흘간 172억원 줄었다.
SM과 JYP엔터테인먼트 등 경쟁사 주가도 동반 하락세였다. SM은 지난달 26~28일 3.4%, JYP엔터테인먼트는 4.4% 떨어졌다. SM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28일 1조717억원으로 JYP(1조87억원)을 누리고 엔터주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수만 SM 대표(지분율 19.15%)의 주식 가치는 지난달 28일 현재 2042억원을 기록했다. 사흘새 73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박진영 JYP 대표(16.03%)의 주식 가치도 73억원 감소했다. 박 대표의 주식가치는 1594억원이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음원 시장에서 1월~2월은 비수기로 분류된다"며 "이때는 소속 가수들이 앨범 발매나 외부활동이 많지 않기 때문에 주가가 내려가는 게 특이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방탄소년단이 대성공을 거두며 국내 가수들이 해외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냈고 이것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며 "올해도 이런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승리는 어차피 곧 군대에 갈 예정이었고 빅뱅 멤버 대부분도 현재 군대에 있다"며 "YG의 실적을 판단하는 요인 중에 애당초 승리는 중요한 변수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일로 YG의 펀더멘탈(기초체력)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익명의 연구원은 "지금까지 불거진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빅뱅에 대한 팬심이 떠나가고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며 "만일 사실이 아니라면 오히려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환 기자 [원문보기]